돈이 밀리는 데는 거래의 구조가 있었다
2025.09.15

매일 수많은 물건과 돈이 오가는 가락시장. 이곳의 거래는 오랜 관계와 신뢰를 기반으로 빠르게 이어집니다. 그만큼 외상과 후불 거래도 자연스럽게 발생하고, 약속한 대금이 제때 들어오지 않았을 때의 부담은 고스란히 상인의 몫으로 남습니다.
지난 9월 10일부터 12일까지 법무법인 수륜아시아 이준철 변호사와 강영민 변호사는 가락시장 수산 상인들을 대상으로 「가락시장 미수금: 현장 실태 분석 및 실용적 대처방안」 강연을 진행했습니다. 이 강연을 통해 리바운드가 계속 풀어온 '못 받은 돈'의 문제가 실제 거래 현장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존재하는지 다시 확인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외상 거래가 문제인 것은 아니었습니다
가락시장의 연간 거래금액은 약 6조 원. 그중 약 68%에 해당하는 4조 원가량이 외상으로 거래됩니다. 숫자만 보면 "외상 거래를 줄이면 되는 것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시장의 거래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오랜 거래처와 신뢰를 바탕으로 물건이 빠르게 움직이는 현장에서는 외상과 후불 역시 거래를 지속하기 위한 방식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그 신뢰가 어긋난 다음입니다. 중도매인의 순이익률은 2~5% 수준입니다. 한 번의 큰 미수금이 여러 거래를 거쳐 어렵게 쌓은 이익을 흔들 수 있고, 돈이 제때 들어오지 않으면 다음 거래를 위한 현금 흐름에도 영향을 줍니다. 그래서 현장에서의 미수금은 단순히 '돈을 조금 늦게 받는 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거래를 위해 신용은 필요하지만 그 신용이 어긋난 뒤를 관리할 방법은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가락시장에서 다시 본 미수금 문제의 핵심은 여기에 있었습니다.
돈을 받는 일보다 관리하는 일이 먼저였습니다
이날 강연에서도 미수금이 발생한 뒤 어떻게 독촉할 것인가보다 거래 과정에서부터 회수 가능성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가 중요하게 다뤄졌습니다. 계약서와 거래확인서 같은 증빙을 남기고, 매출과 수금 내역을 관리하고, 작은 금액이라도 장기간 방치하지 않는 것. 하나씩 보면 특별하지 않은 방법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매일 수많은 거래를 처리해야 하는 현장에서는 이 기본을 빠뜨리지 않고 계속 지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습니다. 누구에게 얼마를 받아야 하는지, 언제부터 미납됐는지, 지금 어떤 상태인지 계속 확인해야 하고, 문제가 생기면 거래처에 직접 연락하고 증빙을 찾은 뒤 필요한 경우 법적 절차까지 검토해야 합니다. 어느 순간 미수금을 관리하는 일이 본업과 별개의 또 다른 업무가 됩니다. 그래서 질문도 달라집니다. 어떻게 더 강하게 독촉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놓치지 않고 관리할 것인가. 미수금이 커진 뒤 한 번에 해결하는 것보다, 문제가 커지기 전부터 상태를 파악하고 필요한 대응을 이어갈 수 있는 구조가 중요했습니다.


신용만큼 필요한 해결 구조
리바운드가 가락시장이라는 현장을 중요하게 바라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사업을 계속하려면 신용 거래를 완전히 피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신용이 어긋났을 때 생기는 부담까지 모두 사업자가 직접 감당해야 하는지도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법률 현장에서 반복해서 마주한 미수금 문제와 가락시장 수산 상인들이 실제 거래에서 겪는 어려움도 결국 같은 지점에서 만났습니다. 좋은 거래를 위해 신용은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신용이 어긋났을 때의 해결 방법도 함께 있어야 합니다. 리바운드가 만들고자 하는 것도 그 사이에 있습니다. 사업자가 본업을 하면서도 미수금의 상태를 놓치지 않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보다 현실적으로 회수를 시작하고 이어갈 수 있는 구조. 즉 못 받은 돈 때문에 본업까지 흔들리지 않도록. 리바운드는 앞으로도 책상 위에서 답을 정하기보다 실제 거래가 이루어지는 현장에서 문제를 보고, 그곳에서 확인한 어려움을 하나씩 서비스의 구조로 만들어가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