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받은 3천만 원, 매달 들어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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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30

못 받은 3천만 원, 매달 들어오기 시작했다

*리바운드가 실제 채권자·채무자와 소통한 내용을 바탕으로 정리한 사례입니다. 개인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는 일부 일반화했습니다.

처음부터 돈을 갚지 않은 건 아니었습니다. 지인에게 돈을 빌린 채무자는 한동안 실제로 변제를 이어갔습니다. 그러다 형편이 어려워지면서 어느 순간 입금이 멈췄습니다. 그때 남아 있던 돈은 31,843,436원. 3천만 원이 넘는 돈이 멈췄으니 채권자 입장에서는 더 기다리기 어려웠습니다. 추심을 해서라도 받아야 할 금액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사례를 들여다보면 문제가 하나 더 있었습니다.

받아야 할 돈은 3천만 원이 넘는데, 채무자에게는 그 돈을 한 번에 갚을 여력이 없었습니다.

채권이 크다고 해서 당장 회수할 수 있는 돈도 커지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문제는 '안 갚는 사람'이 아니었다

이번 사례에서 우리가 흥미롭게 본 건 채무자가 처음부터 변제를 거부한 사람이 아니었다는 점입니다. 돈을 빌린 뒤 일정 기간은 상환을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경제적인 상황이 나빠지면서 남은 금액을 한 번에 해결하기 어려워졌고, 결국 변제가 멈췄습니다. 채권자에게는 난감한 상황이었습니다. 3천만 원이 넘는 금액을 그대로 둘 수는 없으니 회수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하지만 상대에게 당장 낼 돈이 없는 상황이라면 요구의 강도를 높이는 것만으로 실제 입금이 생기지는 않습니다. 채무자 역시 갚아야 할 돈이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한 번에 3천만 원이 넘는 금액을 마련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태였습니다.

받아야 하는 사람도 분명하고, 갚아야 하는 사람도 분명한데 돈만 움직이지 않는 상태. 리바운드는 바로 이 지점에서 두 사람과 소통을 시작했습니다.

3천만 원보다 먼저 정한 것

리바운드를 통해 채권자와 채무자가 다시 상환 조건을 정리했습니다. 기존 조건을 그대로 유지하기보다, 양측이 실제로 이행할 수 있는 조건을 다시 맞췄습니다. 서로 동의한 범위에서 기존 약정이자를 일부 조정하고, 채무자가 현실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금액을 매달 나눠 갚는 방식으로 정리했습니다. 정해진 금액은 월 50만 원. 상환은 자동이체 방식으로 진행하게 됐습니다. 숫자만 놓고 보면 월 50만 원은 3천만 원에 비해 작아 보입니다. 하지만 이번 사례에서 우리가 본 변화는 '얼마나 크게 받느냐'보다 다른 데 있었습니다. 멈춰 있던 변제를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이 생겼다는 점입니다.

그전까지는 언제 다시 변제가 시작될지 알 수 없었습니다. 이제는 매달 얼마를 갚을지, 어떤 방식으로 이행할지가 정해졌습니다. 채권자에게는 다시 회수를 이어갈 수 있는 기준이 생겼고, 채무자에게는 한 번에 해결하기 어려웠던 금액을 현실적인 범위 안에서 다시 갚아 나갈 수 있는 방법이 생겼습니다. 실제 소통 과정에서 채무자 역시 월 50만 원씩 나눠 갚는 방식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자를 줄인 건 채권자에게 손해였을까

이 사례를 보면 자연스럽게 한 가지 질문이 생깁니다. 3천만 원이 넘는 돈을 받아야 하는데, 약정이자까지 줄여주는 것이 채권자에게 유리한 선택이었을까요? 이번 사례에서는 숫자 하나만 떼어놓고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받을 금액을 그대로 지키는 것과 실제로 돈을 받는 것은 때때로 다른 문제입니다. 기존 조건을 그대로 유지하더라도 채무자가 실제로 그 조건을 이행할 수 없다면, 받을 금액도 그대로 있고 입금도 계속 멈춰 있을 수 있습니다. 반면 일부 조건을 조정하면서 실제로 지킬 수 있는 월 상환액을 정하면 적어도 변제를 다시 시작할 가능성이 생깁니다.

물론 모든 채권에서 이자를 조정하거나 분할 상환을 선택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상대에게 충분한 상환 능력이 있는데도 지급을 피하고 있다면 더 단호한 대응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례에서는 받을 금액을 최대한 크게 유지하는 것과 실제로 회수를 다시 시작하는 것 사이에서 현실적인 조건을 찾는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리바운드가 한 일도 그 조건을 양쪽 사이에서 구체화하는 일이었습니다.

멈췄던 입금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 사례는 3천만 원을 모두 돌려받았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정해진 월 상환은 앞으로도 계속 이행되어야 합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이 사례를 기록으로 남기고 싶은 이유가 있습니다. 채권 문제를 생각하면 흔히 '얼마를 받아야 하는가'부터 보게 됩니다. 하지만 실제 회수에서는 그보다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이 생기기도 합니다. 지금 이 사람이 실제로 얼마를 갚을 수 있는가. 그리고 그 약속을 다음 달에도 이어갈 수 있는가.

이번 사례에서는 약정이자를 일부 조정하고, 월 50만 원 자동이체라는 구체적인 조건을 만들었습니다. 한 번에 해결하기 어려웠던 3천만 원대 채권에 다시 상환을 이어갈 기준이 생긴 것입니다. 돈을 빌려준 사람에게 가장 좋은 결과는 당연히 전액을 빠르게 돌려받는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의 채권은 언제나 그렇게 움직이지 않습니다. 이번 사례에서 먼저 바뀐 것은 잔액이 아니었습니다. 3천만 원이 넘는 멈춘 채권에, 매달 50만 원이라는 다음 약속이 생겼습니다.